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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할머니 묘에 다녀왔다
헤어짐의 여운은 어찌 이리 긴지..
목소리도 크셨고 감성적이셔서 조금.. 주책스러우시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
나를 잡아 먹을 것만 같았던 할머니집 그 새까만 자개농이랑 벽지 구석마다 나던 쿰쿰했던 젓갈 냄새가 난 참 싫었는데
그 분에 대한 기억은 옷에 잠깐 묻었던 젓갈 냄새와도 같아서
비록 짧았으나 오래도록 지워지지가 않는다.
그 때의 추석이 돌아왔다.. 넓지 않은 할머니 연립 집이 명절이면
신발 놓을 곳 없이 터져나갈 듯 시끌벅적했었고..
난.. 어른들 막걸리 냄새가 싫기도 했고..
당장이라도 사촌들이랑 동네 오락실로 쪼르르 달려가고픈데 무서우신 우리 어머니 허락없이 어림도 없는 일이었고..
"이야~ 준환이가.. 벌써 저렇게 컸나!"
내 이름을 잘 아시는.. 그런데 나는 처음 뵙는 어른들도 참 많았었는데..
지금..
눈 앞에 할머니 영정사진 한장이 촛불처럼 조그맣게 남아
그때의 밥상같이 매한 냄새가 나는 푸근한 기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떠올려준다
날 참 좋아해 주셨는데.. 살아계셨더라면
내 여자친구도 보시고 꼭 마음에 들어하셨을텐데..
사람이 만나고, 다시 헤어짐의 안타까움은 언제나 이와 같을까
많이 보고 싶네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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