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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하는 사람들은 자기 악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나는 음악을 전공으로 하지는 않지만 악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각별한 편인데, 그래서인지 기타가 "살아있다"는 믿음을 미신처럼 가지고 있다.
기타는 숨을 쉬는 나무로 만들어졌으니깐. 

 이런 말을 보통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반응이

 "그럼 피아노도 살아있고, 단소도 살아있고 의자도 살아있겠네. ㅋㅋ 연필도 살아있겠네?ㅋ" 

 그러더라 그러니, 내가 기타를 쳤으니까 기타에 한해서 내가 특별히 가지는 마음이라고 해 두겠다.

 기타는 질이 들면서 치는 사람의 스타일을 알아주고 마음을 이해해 준다. 악기는 성별이 여자라고 한다. 나는 여자친구가 있으나 기타를 칠 때는 그것과 다른 차원으로 기타가 "여자친구"라고 여긴다. 좋은 소리가 나기 위해서는 연주자와, 품에서 행복해 하는 기타가 마음이 모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주자가 신이 나서 치면 기타도 기뻐하며 따라오고, 연주자가 풀이 죽어있으면 기타가 세심한 소리를 울려주는 것과 같다)

  집에 

나는 파크우드 메이커의 기타(PW-560)가 있는데 Parkwood Maker는 도요타의 Nexus 브랜드와 같이, Cort사의 올솔리드기타 브랜드이다.

 All Solid는 내 생각처럼 All Solid는 아니고 옆판과 뒷판이 같은 재질의 나무인걸 그렇게 칭하는데 일반적으로 로즈우드와 마호가니 나무를 사용한다.(하와이 나무를 쓰는 걸 본 적 있다) 
간혹 진짜 All Solid(상판까지)가 있긴한데..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상판마저 시커먼 갈색이 나오면 이질감이 느껴져서 별로라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보통 상판은 모두 스푸르스(소나무과 나무)였던 것 같다.) Cort사는 베이지색의 소프트 기타집을 쓰는데 ParkWood의 경우 Cort라고 적히지 않고 브랜드가 적혀있다. 그러면.. 누군가는 차라리 Cort를 사지 그랬냐고 할 때가 있다.(그럼 Nexus를 설명 해 준다)  

 Parkwood기타는 중저음을 잘 받쳐준다.
 자체 울림이 묵직하게 받쳐줘 5천원짜리 Martin light(빨간버젼) 기타줄을 쓰면 소리가 무난하게 어울린다. 나는 다다리오 스트링(엔드볼에 색깔 들어간. 이제 어쿠어스틱 용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음)을 즐겨썼는데 특유의 쨔~르릉 거리는 소리와 기타의 두꺼운 느낌이 어울려 매력적인 소리가 나길래 줄 곧 그 조합으로 갔다. 벌크줄을 써도 기타 자체가 정겨운 소리를 잘 만들어준다. 예전에 기타집에 가면 elixur 쓰라고 그러고.. Martin Eric Clapton Choice 쓰라고 했는데.. 내가 음감이 부족해선지 그 비싼 가격에 비해 사실 큰 차이가 없는 듯 했다. 

 Gibson, Fender, Martin, Cort야 말할 것도 없구 Dame, Yamaha, 울림기타, 크리스챤 어쿠어스틱 Zamar, 셀마, 삼익(...), 크래프트, 세고비아 등 들어보면 각기 특징이 있었지만 내가 기타를 잡던 때는 마음이 늘 울적해선지, 아님 내가 기도를 위해 가스펠을 주로 치고 sus코드를 즐겨 잡아서인지 몰라도 Parkwood는 첼로의 느낌처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는 소리가 참 마음에 들었다. 
 기타는 모양이 이제는 결론이 나서 홀이랑 바디가 다들 정해져 있고 헤더 모양으로 메이커를 구별하기 쉬운데(군복에 줄 잡고 휴가가는 거 마냥, 몰라주면 모르는거) 나는 Parkwood의 메이커와 상징인 뾰족한 헤더 모양을 보면 아직도 반갑고 마음이 설렌다

   

 고등학생 시절 밤에 기타를 치다가 마음이 편해지면 잠들고 군에서도 주머니에 피크를 만지작 거리며, 휴가나가 기타를 칠 시간을 그릴 정도였는데 내가 전공 공부에 집중 했을때 부터는 자연히 기타를 잡는 시간이 줄었다.

 일주일에 한번 집에 가면 기타가 응? 누구세요? 하는 것 같아서 혼자 미안한 웃음이 났다 요즘에는 그마저도 못해 넥이 휘지 않게 줄을 모두 빼두었는데 가끔 집에 내려가 보면, 이빨없이 나무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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