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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일상생활

mystery moon (달 이야기)

준환이형님 2012. 9. 28. 23:30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흔붓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칠십 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_ 메밀꽃 필 무렵





달을 볼 기회가 정말 많았는데.. 


고 3때도 등교 할 때랑, 산 돌아 하교 할 때 보면서. 


그 땐 어렸는데도 무슨 답답함이 그리 많았는지 달 보면 푸념도 하고 한숨도 많이 쉬고 그랬는데.



신비한 듯, 무심한 듯 하지만 차갑지는 않더라


오히려 이제 무심한 건 내 쪽이 되어버렸다

 

지금의 난 너무 사회인이 되버려선지 이젠 몇 달 되도록 고개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아름다운 달을 보며


사람은 차라리 달에 올라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지 생각 해 본다.


지금은, 로켓을 타고 도착한 삭막한 땅에 깃발 꽂은 장면을 떠올리며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을 보며 저마다 자기 걸음에 바쁘다


 

달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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